지금은 부재중 2019.01.29 23:48

■□ 지금 전국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저의 시조집이 출간되어 인사 나눕니다.

⠀⠀⠀⠀⠀⠀⠀⠀⠀⠀⠀⠀⠀⠀⠀⠀⠀

어느 날 지렁이도 녹고 도롱뇽도 녹았습니다.

앞마당 동백나무 풀 섶을 덮던 경계선도 녹았습니다.

초소를 점령당한 상실한 마음의 피울음도 녹았습니다.

퍼렇게 멍이 든 채 불 지피던 헛웃음도 녹았습니다.

⠀⠀⠀⠀⠀⠀⠀⠀⠀⠀⠀⠀⠀⠀⠀⠀⠀

녹아서 흘러내려 풀어진 자리엔 또, 꽃이 피고, 지고, 숲을 이루던

무한 반복 속에 시간을 녹인 바람이 흩어지며 꽃을 피우고,

그런 게 인생 같아서 습한 기온을 다스릴 바람을 불렀습니다.

⠀⠀⠀⠀⠀⠀⠀⠀⠀⠀⠀⠀⠀⠀⠀⠀⠀

눈에 보이던 것도 귀에 들리던 것도 입으로 말 할 것도 잊은,

18년의 긴 세월을 훑어가는 무거운 입맞춤으로 시간을 모았습니다.

⠀⠀⠀⠀⠀⠀⠀⠀⠀⠀⠀⠀⠀⠀⠀⠀⠀

지난 것은 지난대로 잃을 것은 잃은 대로 흩어져 소리 없는

약속의 문을 열고 귀를 열고 조촐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

“아아!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희망의 글이 된”다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보며

소박한 발 도장을 찍습니다.

시인은 단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글을 지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2019.1월 #시조엘)

⠀⠀⠀⠀⠀⠀⠀⠀⠀⠀⠀⠀⠀⠀⠀⠀⠀

⠀⠀⠀⠀⠀⠀⠀⠀⠀⠀⠀⠀⠀⠀⠀⠀⠀

지금은 부재중

⠀⠀⠀⠀⠀⠀⠀⠀⠀⠀⠀⠀⠀⠀⠀⠀⠀

김차순

⠀⠀⠀⠀⠀⠀⠀⠀⠀⠀⠀⠀⠀⠀⠀⠀⠀


듣는 것 보는 것도 긍휼히 말하는 것도

미혹에 이끌려 산 후회뿐인 약속의 말씀

아직은 때가 아니다

회개하고 회개하라

⠀⠀⠀⠀⠀⠀⠀⠀⠀⠀⠀⠀⠀⠀⠀⠀⠀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은*

지금은 부재중인 어둠 같은 나의 존재

때 되어 드러낼 날이

새벽처럼 오리라

⠀⠀⠀⠀⠀⠀⠀⠀⠀⠀⠀⠀⠀⠀⠀⠀⠀

듣는 것 보는 것이 말하는 것 하나로 풀려

얽힌 것 설 킨 것들 내 안에 물로 스밀 때

하늘이 큰소리로 울고

이 땅 위에 드러나리*

⠀⠀⠀⠀⠀⠀⠀⠀⠀⠀⠀⠀⠀⠀⠀⠀⠀

* 베드로후서 3 : 8-9.

⠀⠀⠀⠀⠀⠀⠀⠀⠀⠀⠀⠀⠀⠀⠀⠀⠀

모바일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블로그앱에서 보기
스크랩하기
http://blog.godpia.com/sijoel/81501
공개설정 : 모두공개
꼬리말 : 허용
스크랩 : 허용
꼬리말 (0)   트랙백 (0) 목록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