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후니의 삶이 많이 정돈되었다.
제 할일을 하는 것도, 이제 척척 알아서 한다.
해야할 일은 하고,
욕심부리지 말아야 할 일은 고집부리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특별히 혼날 일이 없다.
3학년의 여러 고비를 잘 넘고 있다.
그런데,
후니가 의젓해지면서, 부쩍 부탁의 선을 넘고있다.
어제의 일이다.
나는 컴퓨터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방에서 있던 아들이 성경쓰기를 하다말고,
"엄마, 밥 좀 차려 주세요!"
"응, 그래 6시에 먹자꾸나!"
나는 컴작업을 중단하고, 밥상을 차렸다.
거의 다 차렸을 무렵,
방안에서 또 소리가 들린다. 확인을 하는 것이다.
"엄마, 밥상 차리고 계세요? "
"지금 차리는 중이다. 너 지금 성경쓰기 끝난거니?"
"아뇨.. 아직 더 해야 해요~"
아들이 자기할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고, 참견하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보니, 날짜를 잘못 보고, 책가방을 잘못 싸가기도하고,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실수가 잦아졌다.
"엄마, 지금 제가 바이올린을 안가져 왔어요. 가져다 주세요!"
"엄마, 제가 책가방을 잘못 싸가지고 왔어요. 집에 다시 가야해요!"
엄마, 엄마, 엄마........
며칠전, 아는분이 돌아가셔서 일을 돕느라, 아들보고 와서 밥을 먹고 가라고 했더니,
"양심이 없이, 그곳에 가서 어떻게 밥을 먹나요? 무슨 잔칫집도 아니고...."
사람이 죽었는데도, 슬퍼하지 않고,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이야기하니까,
아들눈에는 그것이 싫고, 불편했나보다.
"천국가셨는데, 그럼 슬퍼하냐? 기뻐하지, 헤어진 것은 슬픈일이니까 울기도 하긴 하지만...."
아들이 시시콜콜 잔소리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방으로 들어가서 후니와 마주앉았다.
"엄마가 6시에 밥먹자고 했지?
그러면, 너는 엄마에게 맡기고 네 할일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계속 확인하지 말고...말야 "
"네"
대답은 잘하지만, 돌아서면 또 그렇다. 건성으로 대답한 것인지...
밥을 먹고 나서, 함께, 인터넷으로 말씀을 들었다.
관계의 중요성 - 에 대해 듣게 되었는데,
권위에 순복하라는 말씀이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후니도 나도
이 부분이 안되는 구나....를 깨달았다.
자꾸 걱정이 되고, 염려가 되는 것이다.
후니가 계속 명령하고, 확인하고, 참견하는 것이
엄마인 나를 믿지 못하고, 걱정이 되기 때문인 것이었다.
나또한, 남편을 믿지 못하고, 이런 저런 참견을 하는 것이 똑같다.
말씀의 요지는
하나님께서는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를 통해 일하신다는 것이다.
때로, 옳지 않은 것들이 지도자들에게 보일때에도 우리는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부분은 알아서 처리하시게 하고,
우리가 할일은 품고, 기도하고, 그래도 순종하라는 것이다.
하나님때문에, 순종하라는 것이다.
그 일을 통해서, 우리의 약함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어떤 부분에 순종할 수 없는지, 어느때 화가 나는지, 우리의 악하고 더러운 부분이
모두 드러나게 하시기 위해, 순종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순종을 요구하시는 것이라고 한다.
참 놀랍고, 이해되지 않는 말씀이었다.
그러나, 조금은 고개가 끄덕여 졌다.
나의 약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참견하고, 재촉 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후니는
사람들을 조종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말씀을 다듣고 회개를 했다.
권위에 순복하는 것이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셨으니, 최대한 순종하기로 결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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