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중 물...

 어릴 적 마을 공동 우물에 있던 펌프가 생각납니다. 펌프질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물 한 바가지를 윗아궁이에 붓고 부지런히 펌프질을 해야 마침내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을 얻게 됩니다. 땅속 깊이 내려가 많은 물을 끌어올리는 이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 이라고 합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한 알의 밀이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스스로 차가운 땅속 깊이 묻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또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 버릴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원히 보존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놀라운 역설입니다. 자기 생명을 간직하고자 하는 자는 잃게 되고, 자기 생명을 희생하는 자는 결국 얻는다는 말씀입니다.

  현재 교회의 부흥과 영광은 누군가의 피와 땀의 결실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자신의 생명까지 바쳤던 믿음의 선배들이 있었기에, 그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 속에 교회가 성장해 온 것입니다. 그들이 바로 마중물이 되어 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날마다 죽는다고 하였고(고전 15:31), 아펜젤러는 선교는 순교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우리가 모두 죽지 않고 살아 있으려고만 하면 문제가 됩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누군가가 마중물이 되지 못한다면 생명의 역사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서 죽어야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적인 교만과 자부심은 '나'를 내세우기 쉽습니다. 누가 교회를 세우고 전도하고 봉사하고 주의 일을 했느냐고 물을 때에 "나요, 나요!" 하며 은근히 자기 자신을 내세우며 자랑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교회의 일은 내가 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다 주님이 행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주님의 도구와 일꾼이 되어 쓰임 받는 것으로 감사하고 만족하면 됩니다.

◦ 나는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마중물이 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