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봄을 기다리며

입춘이 지나고

남녘에선 

눈서리 속에서

매화꽃이 피었네

꽃봄을 기다리며 

내 맘에도

기도의 떨림으로

작은 꽃들 피워야지

믿음의 꽃

소망의 꽃

사랑의 꽃을

고향 가는 길

명절 맞아

마음은 두둥실

차는 밀리고

길은 막히지만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있다

아련한 그리움 안고

찾아가면 

언제든

넉넉한 가슴으로

맞아주는 고향

가는 길은 고행이지만

언제나 

그 곳에 남아있는

어머니 닮은 고향

부드러움

단단한 이는

빠지거나 

부러지기도 하지만

부드러운 혀는

그렇지 않지요

딱딱하고 강한 것은

부러지기 쉽습니다

부드러운 것은

강한 것을 이겨요

따스한 봄바람이

두꺼운 외투를 벗기듯

우리의 작은 친절이

세상을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요

자신과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대하세요

친절함은 남과 나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남은 삶

사랑과 친절함의 꽃을

함께 피우기로 해요

부드러움은 강합니다

오래 참으면 관원도 설득할 수 있나니

부드러운 혀는 뼈를 꺽느니라 (잠 25: 15)

 

강추위 단상

한반도를 뒤덮은 한파

온세상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시퍼런 칼날처럼

파고드는 추위

정신을 번쩍나게 한다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한다

자연을 정복코자 하는

모든 도전에

차가운 음성으로

외치는 것 같다

더 겸손하라고

더 낮아지라고 

 

빈자리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뛰놀던 놀이터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간 곳 없고

늦오후의 작은 햇살만

외롭게 논다

그 재잘거림

귓가에 여운으로 남고

그네조차 외로움에 겨워

바람이 미는 대로

가만히 흔들린다

나도 언젠가

머문 자리 떠나면

나의 여운과 그리움

남아있을까

새 연필처럼

새 연필 잘 깍아

글씨 쓰면

깨끗하게 써진다 

하나님께 

잘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느낌이 좋다

왠지 잘 될 것 같다

난 하나님께

잘 깍인

연필되고 싶다

올 한 해

하나님께 깨끗하게

쓰임받고 싶다

송년의 마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보고 싶은 얼굴들을 떠올린다

그리운 사람들

그간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들

서먹했던 사람들

미워했던 사람들까지도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보며

사랑과 용서의 마음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새 해에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해야지

예수님의 마음으로 

성탄의 날

하늘의 영광 버리시고

낮고 초라한 곳에

내려 오셔서 

냄새나는 

말구유에 누이신

아기예수님

이 땅에 구원과 평화를

선물로 주시고자

한없이 낮아지신

하나님

나 더욱 낮아지고

겸손해져서 

이 땅 평화의 도구로

쓰임 받게 하소서

아멘!

 

크리스마스카드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히면

하얀 도화지 접어 

예쁘게 그림 그려

내 아는 이들에게 보내고 싶다

아기 예수 나신 날 기다리며

그리스도의 사랑 담뿍 담긴

하얀 선물 보내고 싶다 

 

자선냄비

차가운 겨울

온 몸이 춥고 떨리나

그래도 마음 한 편이 

훈훈해지니

이맘 때

아름답고 따뜻한

풍경 때문이다

거리 곳곳마다 

빨간 자선냄비

엄마손 잡은 어린아이

냄비에 돈을 넣는

작고 귀여운 손

세상이 삭막하다고 말하나

아직은 따뜻함이 있다

따뜻한 마음이 넉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