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츄리에 불을 밝혔다

순간 촘촘하게 박혀있던 어둠이 환해진다

이럴 때 당신은 나에게

"당신은 뭐든 잘 해......."

난 어린아이처럼 신이나서 조잘조잘

온 집안의 전등을 끄고

"이쁘지?.... 아마 아파트에서 츄리는 우리집 뿐일걸"

그리고는 남편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츄리의 반짝거림이 뚱뚱한지 홀쭉한지 궁금하니까

그런데 오늘은 나가지 않았다

그냥 스위치를 눌렀다

색다른 컨셉과 디자인으로 정성껏 만들었다

츄리를 두개나.....

주님.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 백성 맞으라......"

이 세상에 길과 진리와 생명으로 오신 주님

나의 구원자

온세상에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나 홀로 점등식을 가졌습니다

밤하늘의 가득한 별들 보다

더 화려하고 영롱한 보석들이

이 지구상 수천수만개의 다양한 츄리

그 어느 것보다 깨끗한 조명으로 눈이 부십니다

외로운 시간, 고독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러나

주님을 찬송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아멘.

2017년 12월에

책상 길이만큼 잘라내고 또 잘라냈지만

그 넓이 만큼은쌓이고 쌓여 어질러졌다

그만큼 생각과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또 잘라낸다

그런데 컴이 뒤집혔다

어쩌자는 건지

달래고 어루만져도 3일을 변덕이다

결국 아들에게 SOS

말귀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이 엄마에게

짜증도 내지않고 차근차근 전화로 알려준다

그렇게 해서야 아들이 원격조정이 가능해지고

난 멀거니 화면만 바라보다가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와보니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공대가겠다는 걸 치대로 보냈는데

컴퓨터라면 자격증 없어도 척척 해결사다

수고했어. 아들아.... 이것으로 끝

이제야 세상이 환하게 보이고

시간이 잘도 간다

참 오랫만에 글을 쓴다

남편의 투병과

나의 수술로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다

이제 정신차리고 하나씩 쓰려고 한다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침마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온다

식사하셨어요?

아프진 않았구요?

오늘 제일 덥다는데 엄마, 제발 에어컨 좀 켜세요

이러다가 온열질환자되면 어쩌려구요.....

숨쉴틈도 없이 속사포다

흘깃 거실 전자시계판의 온도를 보니

헉... 33도   

아니, 선풍기를 두대나 돌리는데 왜지?

아침부터 폭염

거실 암막커튼으로 햇볕을 완벽하게 가리고

베란다 문도 모조리 닫아서 밖의 열기를 차단시켰는데도

거실 온도는 더 올라갈 기세다

다행인 것은 안방의 온도가 30도

서둘러 쿨매트를 사려고 핸폰에서 쿠팡을 클릭하는데

샘플이 너무 많아 선택구매를 포기

그냥 안방 침대에 돗자리를 깔고

에어켠을 켰다

금새 26도로 쾌적.

시원한 물과 먹을 것을 준비해서 안방으로 직행

그런데 왜 앉는 것이 불편할까

의자에 앉아도 침대에 걸터 앉아도 

오른 쪽 다리가 발목까지 계속 찌릿거린다

서서 걸으면 조금 괜찮은 듯하지만 계속 서있을 수도 없고

슬며시 걱정되어 금새 식욕 도망가고

차가운 미숫가루 한잔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참 지겹다는 생각으로 잠을 청해본다만 이것도 실패

어제 아들이 와서 점심을 먹을 때는

너무 잘 걷는다고 아들은 좋다고 박수를 쳤는데

오늘은 영 아니다

또 진통제를 먹어야겠다

한줄 소나기가 기다려지는 날이다

이런 날 더위를 무릎쓰고 친구둘이 찾아왔다

오자마자 점심 먹으러 나가자는 것이다

그냥 더운데 집에서 먹자는 내 고집과

맛있는 것 사주겠다는 고마운 설득과

배고프다고 보채는 중간 추임새까지

이러한 세여자의 소란스러움을 거두고 집을 나섰다

지팡이도 워커도 없이 친구의 손을 잡고 걸었다

정오의 햇빛은 작렬했고 나는 첫나들이의 어질거림으로 휘청했다

친구의 차는 찜질방 같았지만

차도의 행인이며 다리 난간에 장식된 꽃들조차

내게는 영화속의 한 장면같이 새롭고 신기했다

고마운 친구 때문에 잠시 설레이는 시간이

내가 살아있음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씨앗이고

태양보다 더 뜨거운 우정의 온도를 느끼는 고마움이다

분당의 강남면옥에서 갈비찜과 냉면을 먹고

내 남편 납골당을 들려서 다시 우리 집으로 왔다

후식으로 시원한 메론과 파인애플과 요쿠르트가

입맛을 자극하며 그 연장선에서 지난 날의 모드로 전환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나의 수술에 대한 걱정과 안심을 응원하는 친구들과

저녁을 일찌감치 피자 헛, 피자를 시켜먹었다

어둠이 깊어가는 한 밤중

서초에 사는 친구는 집으로 돌아갔고

다른 친구는 쇼파에서 깊은 잠에 들었다

우리 세여자는

속도는 느리지만 지금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신앙과 믿음으로 기도하면서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고마운 발걸음

수고와 정성이 느껴지는 일석이조의 치유의 시간

난 오늘 진통제가 필요없었다

고관절 수술하다가도 죽는구나.....

위험할 수도 있다는 혈소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은

의사도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수술 전 수치가 지극히 안정적이었으니까

그러나 병원이 들썩할 정도로 다급했다는 것을 난 전혀 몰랐지만

지금은 혈소판 감소증 환자라는 병명을 달게되었다

2일만에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고

그 후에도 어떻게 병실로 내려왔는지..... 아직 기억에 없다

              중환자실에서 2일 만에 눈을 뜨고는 잠시 어리둥절한 후 다시 기억이 없었다

이러한 내가

40여일만에 어느 정도 회복되어 퇴원을 했으니

나를 위해 기도한 교회와 가족과 친구, 성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은 워커나 지팡이 없이 집안을 살살 걸어다닌다

그런데 아직 불편한 것은 오른발을 도무지 들어 올릴 수 없어 은근히 걱정하고 있다 

아직 붓기도 있고 다리저림과 뜨끔 콕 쑤심도, 수술자리는 통증도 있지만

수술전과 같은 통증은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

양쪽을 무리하게 하면서 죽을 뻔한 것을 불평 원망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김용식원장님께서 특별히 신경써서 해주심을 감사하고 있다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서

하루 한알 진통제도 사양할 때도 있다

이번에 갈아넣은 나의 인공 고관절이 볼수록 작고 예쁘다

둘이 서로 마주보며 수줍게 인사하는 듯

ㅎㅎㅎ

앞으로 천국 갈때까지 아끼며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41일 만에 퇴원. 집에 왔다

아무도 반갑게 맞아줄 이 없지만

집에 오니 너무 좋다

아들이 퇴원 기념으로 노트북을 사주었다

이제 앞으로는 절대로 아파서 입원하는 일은 없어야 겠다

근데 오른쪽 다리가 자유롭지 못하다

심했던 왼쪽 다리는 비교적 수월한데

고마운 마음으로 컴을 하는데 두 다리가 소복하게 부어올랐다

아직은 오래 앉는 것이 안좋은가보다

나는 예정대로 5일 오후 2시에 수술을 받았다

역시 혈소판이 문제였고

결국엔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게 되었다

지혈이 안되어 피는 쏟아져 나오고

B형이지만 7가지 항체가 정상피와 충돌을 일으키는

특이형 혈액인지라 걸러내는 작업으로 수혈이 늦어졌고

혈압과 혈소판수치며 빈혈수치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위급 상황으로 치달아 의료진과 우리 가족들의 가슴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모병원이 아니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우리 아들이 하는 말인즉

.엄마 여기 아니었으면 클날뻔 했다고.

양쪽에서 2L의 피가 멎지않고 쏟아져 나왔는데

수혈은 안되고. 어휴. ...

지금 생각해보니

양쪽 인공고관절수술이 나에겐 무리인듯 싶었지만

한편 이런 큰고비를 또 어찌 감당하겠는가

아직 입원중이고 혈소판과 적혈구를 합해서 45병을

맞았다고 했고 지금도 계속 피검사와 폐검사로 몸살이다

내몸엔 온갖줄이 9씩 달렸고 덕분에 폐에 물이찼고

또 폐렴기까지 있어서 호흡기내과를 비롯해서

혈액내과까지 온갖 검사와 치료에 올인하다보니

지금은 간수치 올라가서 약을 먹고 있다

오늘이 벌써 보름이 지났지만 진통제를 먹으며

아직 잘걷지도 못하고 간병인 손에 의지하고 있다

성모병원 1인실에는 컴퓨터가 있다

그림의 떡이다. 그냥 멀거니 바라보며

나를 걱정하며 응원해주신 우리 성도님들께

그리고 나를 이어 6월에 수술하시는 분들의 수술경과가

어떠신지 궁금하지만 내상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서

소식을 전할길이 없었다

오늘은 핸폰으로나마 내 블로그에 그동안의 경과를

올려본다

의사들도 놀란다

엉덩이에서 두다리 전부 시커멓게 멍들었다며

혀를 찬다.

지금 내 몸은 만지기만해도 살과 뼈가 아프다

언제까지 입원해야하는지...

11일분의 병원비를 천만원 넘게 지불했는데 ...

나이가 있는데 수술하지 말고 그냥 진통제 먹으며 지낼껄....

수술해서 죽을고비 넘기며 돈쓰며

앞으로 어찌될지 걱정하면서 후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왕 수술했으니 나쁜생각 버리고 감사하며

기도하자

고관절 수술날이 잡혔다

드디어....

양쪽 동시에 한다니....

그러나 의사샘의 자신있는 말에 한결 마음이 놓인다

3월부터 3달동안 진행된 모든 시간들은

우리 주님의 인도하심이었다

기적과 간증의 연속이다

이젠 피할 길이 없다

오늘 냉장고 청소로 진이 다 빠졌다

3kg의 묵은지를 버리고

웬만한 것은 싹 비웠다

그리고는

밑반찬 몇가지를 만들었다

입원해서 가져갈 생각이지만

이것들을 어찌다 가지고 갈 것인가

혼자라는 것이 서러워진다

그동안 컴이 엉망이어서 3일간 심심했다

할수 없어 아들에게 sos

역시 문제를해결해 주었다

원격으로....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적어도 2달은 집을 비워야할텐데.....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걱정하지 말아야겠다

주님,  도와주셔요

수술도, 재활도, 그외 모든 것을 의지합니다

아멘